솔직히 저는 공항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국내선에도 이렇게 다양한 신분증이 인정된다는 걸 몰랐습니다. 여권 없으면 못 탄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신분확인대 앞에서 "사진 찍어둔 거 안 되나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처음엔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내선이라 괜찮겠지 싶었다가 탑승 직전에 발걸음이 멈춰지는 상황,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이 글은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씁니다.
국내선 인정 신분증 종류

공항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신분확인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신분확인대란 탑승권과 신분증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이걸 통과해야만 보안검색대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국제선은 여권이 필수지만, 국내선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유효 신분증명서라면 여권이 아니어도 됩니다.
제가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운전면허증도 되나요?"였는데, 됩니다. 국제운전면허증도 포함입니다. 그 외에 주민등록증, 공무원증, 국가보훈대상자등록증,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영주증 포함), 선원수첩, 국가기술자격증 등 생각보다 폭이 넓습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이나 모바일 운전면허증처럼 전자신분증 형태도 인정됩니다(출처: 한국공항공사).
전자신분증이란 정부가 인증하여 전자적 형태로 발급하는 신분증명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앱에서 불러오는 디지털 신분증인데, 삼성월렛, KB국민은행, 네이버, 농협은행, 토스, 카카오뱅크, 정부24, 통신사 PASS앱 등을 통해 발급받은 원본 파일이나 열람본이 인정됩니다. 단, 캡처본이나 출력물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걸 몰라서 미리 스크린샷 찍어두신 분들이 신분확인대 앞에서 멈추는 경우를 제가 직접 봤습니다.
만 19세 미만 자녀와 함께라면 꼭 확인하세요!
미성년자 동반 여행 시 신분증 준비를 빠뜨리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성인과 달리 미성년자는 인정되는 서류 종류가 다릅니다. 여권이나 청소년증 외에도 사진·이름·생년월일이 모두 기재된 학생증, 30일 이내 발급된 재학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또는 초본(이름과 생년월일 표기 필수),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인정됩니다. 24개월 미만 영유아는 출생증명서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을 쓸 때 이름과 생년월일이 반드시 표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름만 있고 생년월일이 빠진 서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에서 서류를 다시 발급받으러 가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출발 직전이라면 시간이 너무 촉박해집니다.
- 절대 안 되는 것: 캡처본, 복사본, 사진으로 찍어둔 신분증, 유효기간이 지난 신분증, 사진이 훼손된 신분증
- 전자신분증 열람본은 앱 내 원본 파일만 인정 — 출력물·미리보기 불가
- 여권 사용 시 유효기간 반드시 사전 확인 필수
- 미성년자 서류는 이름·생년월일 두 가지 모두 표기 여부 확인


바이오패스는 미리 등록해두세요
바이오패스란 손바닥 정맥 생체정보를 이용해 신분증 없이 신분확인대를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서 손바닥 정맥 인식이란 손바닥 내부의 정맥 패턴을 스캔해 본인을 식별하는 생체인식 기술로, 지문과는 전혀 다른 방식입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며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김해·제주·여수 등 전국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공항공사).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바이오패스 전용 게이트는 줄이 짧고, 직원에게 신분증을 꺼내 건네는 과정 없이 기계에 손바닥만 올리면 됩니다. 이게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여행 짐이 많을 때 가방 뒤지며 신분증 찾는 것만 없어져도 훨씬 수월합니다. 심지어 일행과 함께 일반 줄에 섰을 때도 "저는 바이오 인증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일반 신분확인대에 있는 바이오패스 기계로 처리가 됩니다. 제 경험상 이걸 모르고 그냥 신분증 찾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알고 나면 꽤 유용합니다.
바이오패스 등록할 때 여권으로 해야 하는 이유
바이오패스 등록 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등록한 이름과 탑승권 예약 이름이 영문-영문 또는 국문-국문으로 일치해야 게이트 통과가 됩니다. 주민등록증처럼 한글 이름만 등록되면 영문으로 예약한 탑승권과 정보가 불일치해서 바이오패스 이용이 막힙니다. 이 경우 항공사 카운터로 이동해 탑승권 이름을 한글로 수정한 뒤 재입장해야 합니다.
반면 여권으로 등록하면 영문 이름과 국문 이름이 함께 등록됩니다. 그래서 탑승권을 한글로 예매하든 영문으로 예매하든 모두 바이오패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저도 처음에 이 부분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면 불편을 겪었을 것 같습니다. 바이오패스 정보 유효기간은 마지막 사용일로부터 5년입니다. 성인 기준으로 5년 이내에만 한 번이라도 이용하면 유효기간이 계속 연장됩니다. 단, 미성년자는 성장에 따른 생체정보 변화로 인해 주기적으로 재등록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내선인데 신분증 사진 찍어둔 걸로 써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캡처본, 복사본, 직접 찍어둔 사진은 모두 인정되지 않습니다. 전자신분증 형태라면 반드시 정부24, PASS앱, 삼성월렛, 토스 등 공인된 앱에서 발급받은 원본 파일이나 열람본이어야 합니다. 앱 밖으로 꺼낸 순간 효력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Q. 바이오패스는 인천공항에서도 쓸 수 있나요?
A. 인천공항에서는 바이오패스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바이오패스는 한국공항공사 운영 공항 전용 서비스입니다. 인천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별도로 운영하며, 인천공항에서는 스마트패스라는 별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두 서비스는 운영 주체도 방식도 다릅니다.
Q. 아이와 함께 국내선 탈 때 아이 신분증으로 뭘 챙겨야 하나요?
A. 만 19세 미만은 여권, 청소년증, 사진·이름·생년월일이 모두 기재된 학생증, 30일 이내 발급된 재학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초본 등이 인정됩니다. 가족관계증명서나 등본을 쓸 경우 이름과 생년월일이 둘 다 표기된 서류여야 합니다. 24개월 미만이라면 출생증명서도 가능합니다.
Q. 바이오패스 유효기간이 지나면 다시 등록해야 하나요?
A. 성인 기준으로 마지막 사용일로부터 5년이 유효기간입니다. 5년 안에 한 번이라도 이용하면 그날부터 다시 5년이 연장되므로, 자주 이용한다면 사실상 계속 유효합니다. 다만 미성년자는 성장에 따라 생체정보가 변하기 때문에 기간마다 재등록이 필요합니다.
Q. 주민등록증으로 바이오패스 등록해도 되나요?
A. 등록 자체는 가능하지만 권장하지 않습니다. 주민등록증은 한글 이름만 등록되기 때문에, 영문으로 탑승권을 예약했을 때 이름 불일치로 바이오패스 이용이 막힐 수 있습니다. 여권으로 등록하면 영문과 국문 이름이 함께 저장되어 어떤 방식으로 예매해도 문제없이 통과됩니다.
결론
공항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건 신분증 규정이 생각보다 촘촘하다는 겁니다. 국내선이라 대충 챙겨도 된다고 생각하다가 신분확인대 앞에서 멈추는 상황은, 미리 알고 가면 100% 막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바이오패스가 편한 건 맞습니다. 제가 직접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써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등록 정보 불일치처럼 예상 못 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여행 당일에는 가능한 한 유효한 신분증을 함께 챙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출발 전 신분증 유효기간 한 번만 확인해도 공항에서의 당황스러운 상황을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