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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보조배터리 규정 꼭 알고 타세요! (기내반입기준, 단락방지, 기내사용금지,공항현장)

by yeeedovi 2026. 5. 31.

 

 

비행기 타기 직전에 기내 반입 가능한 보조배터리 갯수가 몇 개인지 헷갈렸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공항에서 근무하다 보니 그런 상황을 하루에도 몇 번씩 목격합니다. 올해 4월 20일부터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기준이 국제 표준으로 새롭게 확정되었습니다. 출국 전에 꼭 확인하셔야 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에어부산 화재 사고, 규정이 바뀐 이유

혹시 지난해 이륙 준비 중 전소된 에어부산 여객기 기억하시나요? 승객과 승무원 모두 비상 탈출에 성공해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항공기 한 대가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원인은 다름 아닌 승객이 선반에 올려뒀던 보조배터리의 열폭주(Thermal Runaway)였습니다. 열폭주란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열되면서 내부 온도가 통제 불가 수준으로 치솟고, 결국 발화나 폭발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번 시작되면 외부에서 제어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함께 보조배터리 안전 기준 논의를 본격화했고, 2025년 4월 20일부로 국제 표준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ICAO란 국제 항공 운항의 안전과 질서를 담당하는 유엔 산하 전문 기구로, 여기서 정한 기준은 회원국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기에 이 사고 이후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각 항공사 직원들이 탑승구 앞에서 문구판을 들고 직접 안내하는 모습이 일상이 됐고, 보조배터리를 소지한 승객에게 절연테이프를 직접 나눠주는 장면도 자주 보입니다. 규정이 생기기 전부터 현장은 이미 긴장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4월 20일부터 달라진 기내반입 기준

그렇다면 정확히 무엇이 바뀌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변경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위탁수화물 반입 전면 금지, 기내 반입만 허용
  • 1인당 최대 2개까지만 반입 가능
  • 용량은 160Wh(와트시) 이하여야 함
  • 기내 선반 보관 금지, 승객이 직접 소지해야 함
  • 단락(Short Circuit) 방지 조치 필수
  •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 및 충전 전면 금지

여기서 Wh(와트시)란 배터리가 1시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보조배터리 대부분은 20,000mAh 기준으로 약 74Wh 수준이므로 160Wh 제한에는 크게 걸리지 않습니다. 다만 고용량 노트북용 대형 배터리팩은 이 기준을 넘는 경우가 있으니 출국 전에 용량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단락 방지 조치입니다. 단락이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의도치 않게 연결되어 순간적으로 과전류가 흐르는 현상으로, 이것만으로도 발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규정상 절연테이프로 단자를 감싸거나 개별 지퍼백에 넣는 방식으로 단락을 예방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해 오시는 분들은 보통 지퍼백에 넣어서 오거나 절연테이프를 붙여서 옵니다. 저는 그런 분들 볼 때마다 속으로 '이분은 완전히 준비된 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이미 이와 유사한 강화 기준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해외 출발 항공편의 경우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탑승 전 해당 항공사에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출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공항 직원이 솔직히 말하는 공항 현장

규정은 확정됐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장에서 완벽하게 걸러내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안검색대(Security Checkpoint)를 통과하는 단계에서 엑스레이 투시 장비로 배터리 개수를 파악하기는 하지만, 가방 안에 여러 개를 분산시켜 넣으면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보안검색대란 항공 보안법에 따라 승객과 수하물의 위험 물질을 탐지하는 출국 전 필수 관문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은 탑승구 게이트에서 배터리 개수 초과가 발각될 때입니다. 이미 탑승 직전이라 위탁도 안 되고, 결국 현장에서 폐기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승객분도 당황하시고 저도 곤란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보안검색대에서 더 꼼꼼하게 걸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게이트에서 발생하는 그 불편한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지점이 바로 보안검색대이기 때문입니다.

기내에서 몰래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짧은 비행이면 괜찮겠지 싶어서 충전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이게 제일 위험한 행동입니다. 기내에서 발생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소화 장비가 제한된 고고도 환경에서 매우 빠르게 번질 수 있습니다. 에어부산 사고가 지상에서 일어났기에 망정이지, 비행 중이었다면 결과가 완전히 달랐을 것입니다.

이번 국제 기준 확정을 통해 각국의 공조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국 기준으로만 운영되던 시절에는 항공사마다,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승객도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이제는 어느 나라 항공편을 타든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니 오히려 더 명확해진 셈입니다.

결국 이 규정은 안 지키면 다른 승객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문제입니다. 보조배터리 두 개 제한, 선반 보관 금지, 기내 사용 금지. 크게 불편하지 않은 조치들입니다. 출국 전 가방 한 번만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저도 현장에서 승객분들이 사전에 잘 준비해 오실 때마다 안심이 됩니다. 비행의 시작은 수속 카운터에서부터라는 걸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Xhj4FUmero